카이에 소바주



정처없이 헤매던 스물 여섯의 내게 누나가 선물해준 책. 250페이지 내외의 5권의 시리즈 전권을 읽는데 대략 6년 정도 걸렸다. 당장 방금 전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 부분도 기억나지 않지만, 무언가 이뤄낸 느낌 그리고 이제 앞으로 뭐든 다 읽을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다행히 아직 표지도 쥐어보지 못한 책들이 내 책장 안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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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화된 현대의 인간들은 점점 동물처럼 변해간다고들 말한다. 그런 경우의 동물이란 '가축화된 동물' 을 뜻하므로, 결국 인간의 삶은 점점 가축의 삶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교육이나 미디어나 가정환경을 통해, 우리의 감각이나 사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정한 관리 수준에 맞도록 길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감각이나 사고가 '야생' (소바주)의 상태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그러나 단지 잊었을 뿐, 그 야생은 생명과 연결된 무의식 속에 분명 여전히 살아 있다.

그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감각과 사고의 야생을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그것에 표현을 부여할 수 있는 지성 형태를 '예술' 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려 한다. 아니, 그런 지성 형태만이 예술이라는 이름에 어울린다. 그리고 그런 예술은 파인 아트 Fine Art의 영역을 넘어서,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지금도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야생의 감각과 사고를 불러 깨우고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면, 한계점에 다다른 오늘날의 인간세계에 미래의 바람이 들어올 창문은 절대로 열 수 없을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예술인류학' 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류학과 고고학은 수만 년 동안 현생인류의 마음의 구조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는 것을 밝혀왔다. 인류의 마음 밑바닥에는 야생의 꽃이 피는 들판이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 점을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올려, 그곳에서 '들판을 여는 열쇠' 를 손에 넣어 젊은이들에게 건네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최우선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다.

- 카이에 소바주 5 '대칭성 인류학 - 무의식에서 발견하는 대안적 지성' 中




by 사람해요 | 2013/01/31 22:26 | boo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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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라이 at 2013/02/08 05:28
군생활 때 주말마다 토요일 신문에 나온 책 소개를 보면서 무슨 책을 볼지 수첩에 하나하나 적어놓곤 했는데 그중 하나군요

물론 전역하고 나서는 여전히 책을 잘 못 읽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사람해요 at 2013/02/10 14:04
저는 주로 군시절 수첩에 먹을 걸 적어놓곤 했었는데...ㅋ 눈 쓸면서 맥도날드 맥플러리 오레오쿠키가 생각나서 미칠뻔한 기억도 있고요. 요즘은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 를 읽고 있는데 이거 진짜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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