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1일
세상을 비추는 경제학
유로 가입에 대해 한번 결정을 내리면 다시는 되물릴 수 없다. 유로라는 단일 통화권에 가입하든 거부하든 그 결정은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50년이 지나 되돌아봐도 과연 어떤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쉽게 가려내지 못할 것이다.
유로 체제가 출범한 뒤 유로 지역의 경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유로 체제가 출범하지 않았다면 더 형편없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로 출범을 놓고 큰 업적이라고 추켜세우거나 재앙이 올 것이라고 낙담한 사람들 모두 틀렸다는 사실이다.
유로 체제 처럼 국가간 연대를 본능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 국가의 정체성을 필수불가결하게 여기는 자들도 적지 않다. 또 같은 유럽인이라도 유럽식 문화보다 미국식 언어와 가치관에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개인마다 다른 선호도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누구의 말을 믿을지 판단할 때 본능에 의존하는 게 나쁜 일도 아니다.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들도 자신이 잘 모르는 사안을 두고 상대방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경제적 용어를 자주 동원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비용, 편익을 거론하며 개인의 본능적 편견을 은폐하려는 압박은 거부해야 한다. 비용, 편익 분석은 사람들이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고, 논쟁과정에서 나타나는 모순을 드러내는데도 유용하다. 하지만 그런 분석을 최종 결정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의사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 존 케이 '세상을 비추는 경제학' 中
# by | 2008/10/11 04:24 | 스튜D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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