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문득 돌아보면, 늘 같은 자리인게 이제는 익숙해져 내가 더 높은 곳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게된다 하면 내 작은 그릇이 이를 견뎌낼까 두려울 정도랄까. 실패자로 낙인찍혀 친구를 비롯한 주변 이들에게 위로를 받는게 너무나 익숙해진 느낌 같은 느낌.

이런 내가 그나마 아주 작더라도 그나마 위안을 삼는 것 중 하나가 소소하지만 조금씩 빚을 청산해가고 있음에 대한 만족과 더불어 나와 아내와 우리 아들의 미래가 보다 밝아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아주 작은 기대...

어쨌거나 지난 주말 모처럼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을 뒤로 하고도 남을 만큼의 멋진 날씨 덕분에, 토요일엔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일요일엔 우리 아들 할머니댁에 데려가 온종일 함께 보낸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모처럼 오늘 아니 어제,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갔다.

거뭇거뭇한 수염의 아재끼리 찾는 노래방은 여전히 아가씨가 없거나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길 듣는다 입장부터. 아니 우린 진짜 곧 마흔이지만, 랩도 하고 조승우의 지금 이 순간도 부르고 그런다니깐여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우리끼리 놀게요 라는 인사치레를 거치고는 입장에 성공한다.

사실 빅뱅 이후의 노래는 알지만 모르고, 김민종과 김정민 그리고 김동률과 넥스트 등 지금 갓 성인이 된 그들은 모를 아티스트의 노래를 부르다 나와, 편의점에서 맥주나 한 잔 더하자는 걸 마지못해 사양하고 부랴부랴 집에 왔다.

사실 나는 아침이 뭐야, 해가 중천에 뜨도록 술을 마시고도 남는 사람인데, 우리 공주님께서 정해준 귀가시간이 한시인지라...그래도 만족한다. 이 행복, 그리고 늦지 않은 내가 받을 수 있는 나에 대한 걱정과 안위를.

이번 주말은 회사 회식이고, 다음 주 금요일 저녁에 또 모이자는 약속을 잡고 몇몇은 아직도 십대 청소년같은 놈들과 어울리다 헤어졌는데, 그때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친구여. 세월이 많이 변했구나.

모처럼, 그 마저도 술에 취해 찾은, 이제는 아무도 둘러보지 않는 폐간 위기의 잡지 한켠에 적는 뻘글...

bgm을 깔 수 있다면, 옥요한과 윤도현이 참여한 이승환의 '붉은 낙타' 로 하고싶다.








by 사람해요 | 2018/05/22 01:44 | 사실은 우울한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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